홋카이도 여행을 세 번째 하면서 처음으로 **노보리베츠(登別)**라는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온천으로 워낙 유명한 지역이라 이번에는 조금 더 여유 있는 힐링 여행을 해보자 하고 선택한 곳이었어요. 사실 삿포로나 오타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덜 알려진 느낌이 있었고, 딱 그 분위기 그대로 시간이 좀 천천히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숙소는 노보리베츠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호텔 중 하나인 **다이이치 타키모토칸(第一滝本館)**으로 예약했습니다.
온천 시설은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룸 컨디션도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 식사였습니다.
저녁은 어디서 먹지?
노보리베츠는 작고 조용한 동네라 저녁에 나가서 먹을 식당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몇 군데 식당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일찍 문을 닫고,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만한 가게는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선택지는 호텔 내 식당 or 뷔페뿐이었고, 저는 그중에서도 가장 간편한 석식 뷔페를 별도로 결제해서 이용했습니다.
가격은 1인당 약 7,000엔, 한화로 환산하면 약 70,000원 정도였어요.
사실 뷔페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닌 만큼, 기대도 조금 있었죠.
“그래도 이 정도면 뭐… 홋카이도 뷔페니까 괜찮겠지?” 싶었는데요.
뷔페 구성: 대게는 있지만, 감동은 없었다
구성 자체는 꽤 다양한 편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다음과 같아요:
- 대게 (삶은 게 다리, 소스와 함께 제공)
- 참치, 연어, 오징어, 문어 등 사시미류
- 튀김 (새우튀김, 버섯튀김, 고로케 등)
- 밥, 카레, 국수류, 미소시루
- 디저트 바 (젤리, 푸딩, 과일, 케이크, 아이스크림)
- 샐러드류, 기본 반찬들
- 아시아 푸드
- 기본 음료는 물과 차, 나머지는 유료
특히 대게가 있다는 점은 확실히 메리트였고, 맛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살이 꽉 찬 수준은 아니었고, 껍질이 많은 형태여서 먹기에 조금 번거로운 느낌도 있었어요.
사시미류도 신선하긴 했지만, 솔직히 홋카이도라는 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당연하지 않나?" 싶었고
튀김류는 이미 조금 식어 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습니다.
아시아푸드 코너도 따로 있었는데 거기는 제 입맛에는 별로였습니다..
분위기: 의외로 조용했다
생각보다 분위기는 꽤 괜찮았습니다. 호텔 규모가 크기 때문에 뷔페도 북적북적할 줄 알았는데,
좌석 간격도 적당했고 공간이 구획별로 잘 나뉘어 있어서 좋았는데요.
식사하는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올 것 같은 구조인데도, 의외로 차분하게 식사할 수 있었던 건 좋았습니다.
서비스: 호출은 안 들리고, 리필은 느리고
차분하게 식사는 가능했지만 가장 아쉬웠던 건 직원 서비스였습니다.
자리에서 호출 버튼을 눌러도 응답이 늦거나 아예 반응이 없을 때도 있었고,
음식이 떨어져도 한참 후에야 리필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직원이 바로 대응해주지 않아서 약간 방치된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뷔페는 음식 외에도 운영의 효율과 직원 응대도 중요한데, 이 부분은 확실히 미흡했습니다.
저희는 노미호다이라는 무제한 술을 시켰는데요. 시간안에 술을 무제한으로 마실수 있는 선택지여서 시켰지만 응대가 너무 느려서 원하는대로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문화의 차이가 있긴 했겠지요. 저희나라는 술을 빠르게 많이 마시고 일본은 한잔한잔 천천히 마시니까요...
가격 대비 만족도는?
이 정도 구성과 서비스에 70,000원을 냈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다고 음식이 아주 나빴던 건 아닙니다. 먹을 건 많았고, 배는 충분히 부릅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예요.
“이 돈 주고 다시 먹을래?”라고 하면, 솔직히 “글쎄요…” 라는 대답이 먼저 나옵니다.
⭐️ 별점 리뷰
맛 | ⭐️⭐️⭐️ | 무난하지만 감동은 없음 |
분위기 | ⭐️⭐️⭐️ | 조용하고 쾌적한 편 |
서비스 | ⭐️⭐️ | 느린 응대, 리필 타이밍 아쉬움 |
가성비 | ⭐️⭐️ | 7만 원은 과한 느낌 |
재방문 의사 | ⭐️⭐️☆ | 다른 선택지가 없으면 또 먹긴 할 듯… |
🧾 한 줄 요약
“먹을 건 많은데, 마음까지는 안 채워주는 저녁.”
타키모토칸 외에 딱히 식사 대안이 없다 보니 결국 여기서 먹게 되긴 했지만,
다음에 다시 온다면 식사만큼은 다른 방법을 꼭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마무리 Tip
노보리베츠는 늦은 저녁 시간이 되면 거의 **‘고요함의 도시’**가 됩니다.
식당 문이 일찍 닫히고, 편의점 외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호텔 안에서 해결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긴 합니다.
그래서 타키모토칸 석식 뷔페는 ‘맛집’보다는 편의성 위주로 타협해서 먹는 식사라는 느낌이 강했고,
특별한 경험보다는 “온천 끝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한 끼” 정도로 생각하시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