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내원하시는 많은 분들이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사랑니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고, 증상이나 문제를 일으키는 정도도 천차만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랑니가 무엇인지, 꼭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 또 사랑니를 그대로 놔둬도 괜찮은 경우는 어떤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랑니란 무엇인가요?
사랑니는 치과 전문 용어로 제3대 구치라고 불리며, 보통 17세에서 25세 사이에 맨 뒤쪽 어금니로 나옵니다. 예전에는 인류의 식습관이 거칠고 질긴 음식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사랑니까지 모두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음식이 부드럽고 조리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턱이 점점 작아지고, 그에 따라 사랑니가 날 공간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니는 총 4개(위아래, 좌우 하나씩)가 있지만, 사람에 따라 1~2개만 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사랑니가 똑바로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스듬히 나거나 잇몸이나 뼛 속에 매복되어 있습니다.
사랑니를 뽑아야 하는 경우
사랑니는 단순히 ‘있다’고 해서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발치를 권장합니다.
1. 잇몸 염증(치주염, 치주농양)이 반복될 때
사랑니가 비스듬히 나거나 부분적으로만 나온 경우에는 음식물과 세균이 쉽게 끼게 됩니다. 그로 인해 잇몸이 붓고 고름이 차며 통증과 입 냄새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염증이 반복되면 주변 치아와 뼛까지 손상될 수 있어 사랑니를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충치가 생겼을 때
사랑니나 그 앞의 어금니에 충치가 생기면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니 위치가 구강 깊숙이 있어서 칫솔질도 어렵고 치료 기구가 잘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사랑니를 뽑고 앞 치아는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합니다.
3. 옆 치아를 손상시키는 경우
사랑니가 앞쪽 어금니를 밀어내거나 압박해서 뿌리를 녹이거나 뼈 흡수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사랑니가 주변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거가 필요합니다.
4. 교정 치료를 할 예정일 때
교정 치료를 시작하기 전이나 교정 유지 기간에 사랑니가 앞으로 밀면서 치아 배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정 전문의가 판단해 사랑니 발치를 권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턱뼈 낭종(물혹)이 생겼을 때
사랑니 주변으로 낭종이 생기면 턱뼈가 약해지거나 얼굴 모양에 변형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랑니와 함께 병변을 제거해야 합니다.
사랑니를 꼭 뽑지 않아도 되는 경우
반대로, 사랑니가 있어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굳이 발치를 권하지 않습니다.
- 사랑니가 똑바로 나서 위아래 사랑니끼리 잘 맞물리고, 주변 치아나 잇몸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
- 완전히 뼈 속에 매복되어 있고, 주위에 낭종이나 염증이 전혀 없는 경우
- 사랑니를 앞으로 사용할 계획(예: 앞 어금니가 빠졌을 때 사랑니를 이동시켜 대체)을 세우고 있는 경우
이런 경우에는 주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사랑니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저는 이런 경우에도 뽑는게 낫다고 설명드리기는 합니다. 똑바로 나도 양치질이 사랑니 쪽까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사랑니를 앞으로 이동하여 대체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니 발치, 무섭지 않게 준비하려면?
많은 분들이 사랑니 발치라고 하면 통증이나 붓기, 후유증 때문에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요즘은 CT(3차원 영상)를 촬영하고 신경과 사랑니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한 뒤 안전하게 발치를 진행합니다. 또 수술 후 적절한 약물 복용과 얼음찜질, 구강 위생 관리만 잘해도 대부분 큰 문제없이 회복됩니다.
발치 후엔 2~3일 정도 붓기가 생기고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일주일 정도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드물게 신경손상이나 드라이 소켓(발치 부위에 피딱지가 잘 안 생기고 뼈가 노출되며 통증이 심한 상태)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치과의사의 주의사항을 잘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사랑니, 꼭 뽑아야 할까?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는 치아는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거나 이미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적절한 시기에 발치하는 것이 건강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젊을 때 사랑니를 제거하면 회복도 빠르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습니다.
따라서 사랑니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치과에 방문해 CT 촬영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사랑니는 방치한다고 해서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며, 조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