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는 우리가 음식을 씹고 말하고 미소 지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치아는 단단해 보여도 내부에는 아주 중요한 조직인 ‘치수(치아 신경)’가 들어 있습니다. 치수는 치아에 영양을 공급하고 감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치수가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기면, 심한 통증이나 고름집, 부종 등을 일으키게 되죠. 이럴 때 치아를 살리기 위해 하는 치료가 바로 신경치료(근관치료)입니다.
신경치료는 언제 필요할까요?
신경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다양하지만,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시행됩니다.
1️⃣ 충치가 심하게 진행된 경우
충치(치아우식증)는 처음에는 법랑질(치아의 가장 바깥층)에만 국한되지만, 이를 방치하면 점점 내부의 상아질을 거쳐 치수까지 도달합니다. 치수에 세균이 침투하면 염증(치수염)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충치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감염된 치수를 제거하고 치아 내부를 깨끗하게 소독해야 합니다.
2️⃣ 치아가 깨지거나 금이 간 경우
외부 충격으로 치아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면, 세균이 신경까지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외상으로 치수 괴사가 생기면, 염증이 뿌리 끝까지 퍼져 주변 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과거에 큰 치료를 받았던 치아에서 문제 생긴 경우
과거에 깊은 충치 치료나 큰 보철물을 한 치아는 치수가 약해지거나 죽을 수 있습니다. 이때 뿌리 끝에 염증이 생기며, 고름주머니(치근단 병소)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4️⃣ 원인 모를 지속적인 통증
치아가 특별히 썩지 않았는데도 오래 지속되는 통증이나 자발통(가만히 있어도 아픈 경우), 온도 자극에 민감한 경우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는 왜 해야 할까요?
많은 환자분들이 “아픈 치아는 뽑으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어보십니다. 하지만 치아는 한 번 잃으면 다시 자연치로 되돌릴 수 없으며, 임플란트나 브릿지 등의 대체 치료는 시간과 비용, 관리 부담이 따릅니다.
신경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습니다.
✔ 자연치아 보존
자연치아는 어떤 보철물이나 인공치아보다 강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를 통해 치수를 제거하더라도 치아 뿌리와 외형은 유지되기 때문에 기능적으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주변 치아와 구강 건강 유지
치아를 뽑으면 주변 치아가 이동하거나 틈이 생겨 교합(물림)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치료를 하면 치아를 유지할 수 있어 전체 치열과 교합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 통증과 염증 제거
신경치료는 감염된 치수와 세균을 제거하고 치아 내부를 소독한 후 충전해 세균이 다시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줍니다. 이를 통해 심한 치통과 염증, 고름집(농양) 등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신경치료는 보통 2~3회 내원으로 진행되며, 치아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감염된 치수 제거 → ✅ 근관(치아 뿌리 내부) 소독 → ✅ 근관 충전 → ✅ 보철 복원(크라운)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치료 중에는 입을 오래 벌리고 있어야 해서 힘들 수도 있지만, 치료 후 통증이 사라지고 치아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신경치료를 미루면 생길 수 있는 문제
신경치료가 필요한데 치료를 미루면 다음과 같은 위험이 생깁니다.
⚠ 고름집(농양) 형성 — 치아 뿌리 끝에 고름이 차면서 심한 통증과 붓기가 나타나고, 얼굴이 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 뼈와 잇몸 조직 손상 — 감염이 뼈로 퍼지면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녹을 수 있습니다.
⚠ 전신 건강에 영향 — 드물지만 세균이 혈액을 타고 퍼지면 심장이나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신경치료는 단순히 아픈 신경을 제거하는 치료가 아니라, 치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치료입니다. 통증이 있거나 치아에 이상을 느끼셨다면, 최대한 빨리 치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자연치아는 한 번 잃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신경치료는 치아를 지키는 가장 소중한 방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