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턱이 아픈 이유, 혹시 나도 모르고 하고 있는 습관 때문일까? –
“아침에 일어났더니 턱이 아프고, 뭔가 이를 꽉 물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밤에 자다가 이를 간다고 가족이 말해줬어요.”
치과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턱관절 통증이나 치아 마모 문제로 고민하며 이런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런데 막상 본인은 이를 갈았는지, 아니면 이를 악물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갈이(bruxism)와 이악물기(clenching)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원인, 양상, 치료 접근 방식이 서로 다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각의 특징과 대처법을 알려드릴게요.
이갈이(Bruxism)란?
이갈이는 수면 중 또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윗니와 아랫니를 마찰시키며 갈아대는 습관입니다.
'갈다'는 표현처럼 앞뒤 혹은 좌우 방향의 움직임이 있으며, 대부분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발생하죠.
특징
- 잠잘 때 주로 발생 (수면 이갈이)
- 보통 소리가 난다: 가족이나 룸메이트가 듣고 알게 되는 경우 많음
-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피로하거나 치아가 시릴 수 있음
- 치아가 점점 닳아 짧아지거나, 깨짐
- 턱관절 통증, 두통 유발 가능
이악물기(Clenching)란?
이악물기는 치아를 강하게 꽉 무는 행위로, 마찰은 없고 수직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는 행동입니다.
주로 스트레스나 긴장, 집중할 때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며, 낮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특징
- 마찰 없이 이를 꽉 다물기만 함
- 소리가 나지 않음
- 주간에 의식하지 못한 채 이악물기를 반복함 (집중, 일, 운동 시 등)
- 턱관절보다 **저작근(특히 교근)**에 통증과 긴장감이 많음
- 치아의 미세 균열, 시린 증상, 보철물 파손 발생 가능
이갈이 vs 이악물기 – 한눈에 비교
| 동작 형태 | 치아를 앞뒤 또는 좌우로 갈기 | 치아를 수직적으로 꽉 물기 |
| 소리 여부 | 있음 (딱딱, 드드득 등의 소리) | 없음 |
| 발생 시간 | 주로 밤에 수면 중 | 주로 낮에 집중하거나 긴장할 때 |
| 주요 증상 | 치아 마모, 시림, 턱 통증, 두통 | 근육 뭉침, 턱 피로, 치아 균열 |
| 자가 인지 여부 | 대부분 인지하지 못함 | 일부는 자각 가능, 대부분 무의식적 |
| 관찰 방법 | 가족이 들어주는 소리로 알게 됨 | 거울로 얼굴 보거나 스스로 턱에 힘이 들어간 걸 느낌 |
| 관련 원인 | 스트레스, 수면장애, 교합 문제 등 | 스트레스, 불안, 자세, 근무 환경 등 |
왜 이런 습관이 생기는 걸까?
이갈이와 이악물기의 공통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아:
1. 스트레스와 불안
가장 흔한 원인. 무의식적으로 턱에 힘이 들어가거나, 잠든 후에도 뇌가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이를 간다.
2. 잘못된 교합
치아가 맞물리는 방식이 불균형할 경우, 턱과 근육이 편안하지 않아 방어적 행동으로 이갈이나 이악물기가 나타난다.
3. 수면 질 저하
수면 무호흡증, 야간 각성 등의 수면 문제는 이갈이를 유발할 수 있다.
4. 생활 습관
한쪽 턱만 쓰는 씹는 습관, 턱 괴기, 자세 불균형 등이 턱관절과 근육에 부담을 준다.
5. 약물 부작용
항우울제나 일부 신경계 약물은 부작용으로 이갈이를 일으킬 수 있다.
방치하면 생기는 문제들
▪ 치아 마모 및 균열
계속적인 마찰이나 압력은 치아를 마모시키고, 보철물이나 크라운도 파손될 수 있어.
▪ 치주질환 악화
잇몸과 치조골에 부담을 줘서 치주염이 심해질 수 있어.
▪ 턱관절 장애
디스크 변위, 개구 제한, 두통, 이명 등의 턱관절장애로 발전할 수 있음.
▪ 얼굴형 변화
저작근(특히 교근)이 비대해지며 얼굴형이 각지게 변할 수 있음.
이갈이·이악물기, 어떻게 관리할까?
1. 스플린트(나이트가드) 착용
치아를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턱관절과 근육에 전달되는 압력을 줄임.
주로 수면 중 착용하며 개인 맞춤으로 제작해야 효과가 있음.
2. 보톡스 치료
과도하게 발달한 저작근에 보톡스를 주입하여 근육의 과긴장을 완화.
특히 이악물기나 근육통이 심한 경우 효과적.
3. 물리치료
온찜질, 근육 마사지, 초음파 치료 등을 통해 근육 긴장을 줄이고 통증 완화.
4. 스트레스 관리
이갈이와 이악물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중요.
요가, 명상, 운동, 상담 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어.
5. 교합 조정
필요 시 교정치료나 보철 조정 등으로 균형 잡힌 교합을 만들어주는 치료도 필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셀프 관리법
- 입 다물기 vs 턱에 힘 빼기: 입은 다물고, 치아는 살짝 떨어뜨려 있는 게 이상적인 턱 위치야.
- "이" 발음 반복하기: 턱 근육 이완에 도움.
- 하루에 몇 번씩 턱에 힘이 들어갔는지 자각하기: 알람 앱 등을 이용해서 정기적으로 체크.
- 과도한 껌, 오징어 등은 피하기: 저작근 피로 유발.
- 수면 질 관리: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기,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요약 정리
| 소리 나나요? | 예 (주로 자는 중) | 아니요 |
| 언제 하나요? | 밤 (무의식적으로) | 낮 (긴장 시) |
| 치아 마모는? | 강하게 발생 | 균열 또는 보철물 파손 |
| 얼굴 근육 비대? | 상대적으로 적음 | 교근 비대 가능 |
| 관리법은? | 나이트가드, 스트레스 조절 | 보톡스, 근육 이완 |
마무리하며
이갈이든 이악물기든 중요한 건 본인이 그 습관을 인식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이야.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치과에서 간단한 문진과 진단만으로도 방향을 잡을 수 있어.
특히 치아가 점점 닳고 있거나, 아침마다 턱이 뻐근하거나, 이유 없이 두통이 반복된다면, 그 원인이 턱 습관일 가능성이 높아.
“나는 이갈이를 안 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사실 전문가의 진단이 있을 때만 가능한 말이라는 것,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