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 이악물기… 나도 모르게 치아가 망가진다고요?
“자고 일어났는데 턱이 뻐근해요.”
“이상하게 치아가 시리고, 깨진 것 같아요.”
“밤에 이를 가는 소리가 너무 심하대요.”
이런 말,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바로 이갈이(Bruxism), 이악물기(Clenching) 증상일 수 있습니다.
치과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분들이 충치도 없고, 잇몸도 멀쩡한데 시리다고 호소할 때,
그 원인으로 가장 자주 의심되는 것이 바로 이 ‘나도 모르게 하는 습관’이에요.
오늘은 이갈이와 이악물기에 대해 정말 상세히, 원인부터 증상, 진단, 치료, 예방법까지 풀어서 알려드릴게요.
이갈이, 이악물기란 무엇인가요?
◆ 이갈이(Bruxism)
- 주로 수면 중 발생하는 무의식적인 치아의 갈기/비빔 운동
- 딱딱딱 소리가 나기도 하고, 마찰로 인해 치아가 닳게 됩니다.
◆ 이악물기(Clenching)
- 낮이나 밤에 관계없이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꽉 무는 습관
- 움직이지 않고 세게 고정된 상태로 오랫동안 힘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갈이와 이악물기의 원인은 명확하게 하나로 정의되진 않지만,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 스트레스
- 가장 흔한 원인
- 심리적 긴장, 불안, 분노 등이 무의식적인 근육 긴장을 유도함
- 수면 중 이갈이의 주요 촉발 요인
2. 교합 이상
- 치아의 맞물림이 부정확하거나 특정 치아가 과도하게 닿는 경우
→ 이를 보상하려는 무의식적 힘 조절이 반복됨
3. 잘못된 턱 자세, 입 주위 습관
- 턱을 괴거나, 턱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
- 혀나 입술을 자주 깨무는 습관
4. 신경학적 요인
- 수면 질환 (수면 무호흡증, 이완 장애 등)
- 일부 신경계 질환과 관련 있음
5. 약물
- 항우울제, 항불안제, ADHD 치료제 등 일부 약물은 이갈이 부작용 가능성 있음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이갈이나 이악물기는 조용히, 그러나 매우 강력하게 구강 구조에 손상을 줍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치아 증상
- 치아 마모, 깨짐, 금이 감
- 치경부 마모증 (잇몸과 만나는 부분이 파임)
- 시림, 민감증
- 보철물 탈락, 파절
- 잇몸 퇴축
턱과 얼굴 통증
- 턱관절(TMJ) 부위 뻐근함
- 턱이 잘 안 벌어지고 소리가 남
- 저작근(씹는 근육) 통증
- 귀 옆, 뺨 주변 눌렀을 때 압통
두통과 목 통증
- 특히 아침에 머리가 무겁고 뒷목이 뻣뻣함
- 만성 두통을 유발하기도 함
수면 질 저하
- 수면 중 치아 마찰 소리로 가족이 불편
- 자주 깨거나 숙면을 못 취함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1. 문진과 증상 분석
- 턱이 뻐근한지, 치아가 시린지, 아침에 피로한지 등
- 무의식적으로 이를 깨물고 있는지 자가 인식 여부도 중요해요
2. 구강 내 검사
- 치아 마모 상태
- 특정 치아 파절 여부
- 턱관절 소리, 개구량 측정
- 저작근 압통 체크
3. 야간 관찰 or 수면다원검사
- 심한 경우 수면 클리닉에서 이갈이 정도를 측정하기도 함
치료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갈이와 이악물기를 완전히 없애는 약은 없지만, 손상 최소화 및 습관 개선을 위한 치료는 다양하게 있어요.
1. 나이트가드(보철성 마우스피스)
- 가장 널리 쓰이는 1차 치료법
- 수면 중 치아 마찰을 막고, 턱관절을 보호
- 맞춤형으로 제작되며 위/아래 치아 중 하나에 착용
2. 교합 조정
- 특정 치아가 과도하게 닿아 생기는 불균형을 조정
- 교정치료 또는 보철 조정 등으로 교합력을 분산
3. 턱 근육 보톡스
- 저작근(특히 교근, masseter muscle)에 보톡스를 주입해
→ 근육 긴장 완화 → 힘 줄이기 - 턱이 갸름해지는 효과도 있어 미용적 이유로 병행하기도 함
4. 스트레스 관리 / 인지행동치료
- 심리상담, 명상, 심호흡, 마사지 등으로 긴장 완화
- 자가 인식 훈련 (예: 무의식적으로 깨물고 있을 때마다 혀로 경고주기 등)
5. 약물 치료
- 매우 심할 경우 단기적으로 근이완제, 수면보조제 사용 고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습관 개선법
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 교정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 낮 동안 이악물기 자각하기
“지금 나 이 꽉 물고 있나?”
→ 매 시간마다 한 번씩 확인하며 턱에 힘을 빼는 연습
◆ 혀의 위치 훈련
- 혀는 **입천장 앞쪽(윗니 뒤쪽)**에 닿아 있어야 자연스러운 상태예요.
- 혀가 아래에 있으면 턱에 힘이 들어가기 쉬워요.
◆ 스트레스 해소 습관
- 규칙적인 운동, 명상, 요가, 따뜻한 목욕
- 감정 표현, 취미 활동 등
◆ 숙면 환경 만들기
- TV·핸드폰 끄기, 빛과 소음 차단
-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유지
◆ 카페인·알코올 조절
- 과도한 카페인, 술은 수면 질을 낮추고 이갈이를 유도할 수 있어요.
방치하면 어떻게 될까?
이갈이나 이악물기를 장기간 방치하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서…
- 치아 마모와 파절로 보철 치료 반복
- 턱관절 디스크 손상 → 개구 장애, 입이 안 벌어짐
- 두통, 안면통, 목 디스크 유발 가능성
- 치경부 파절 → 신경치료 or 발치로 이어질 수 있음
즉, 작은 습관이 치아 수명을 줄이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는 거예요.
정리: 이갈이 · 이악물기 한눈에 보기
| 정의 |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 |
| 주요 원인 | 스트레스, 교합 이상, 잘못된 자세/습관 |
| 증상 | 치아 마모, 턱 통증, 두통, 시림, 피로 |
| 치료법 | 나이트가드, 교합조정, 보톡스, 심리치료 등 |
| 예방법 | 턱 근육 이완, 스트레스 관리, 수면 환경 개선 |
| 방치 시 결과 | 치아 파절, 턱관절장애, 보철 반복, 두통 등 |
마무리하며
이갈이와 이악물기는 소리 없이 치아를 망가뜨리는 습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악물기를 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시림, 턱 통증, 치아 파절 같은 증상이 생긴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되죠.
하지만 이미 손상이 생긴 후엔 치료가 복잡하고 비용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초기 자각과 예방,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해요.
조용하지만 강력한 적, 이갈이와 이악물기. 이제부터라도 스스로의 턱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한 번씩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이상 신호가 있다면 꼭 치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