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를 받고 나면 진료 후 카운터에서 약봉지를 받아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발치, 신경치료, 잇몸 치료, 임플란트 수술 등 치료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진통제·소염제·항생제와 같은 약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시죠.
“원장님, 이거 꼭 다 먹어야 해요?”
“통증 없으면 안 먹어도 되나요?”
“항생제는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다던데요?”
오늘은 치과에서 처방하는 약의 종류와 복용 목적, 그리고 꼭 먹어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함께 정리해 드릴게요.
1. 치과에서 자주 처방하는 약의 종류와 역할
치과에서 나오는 약은 대부분 다음 세 가지 계열로 나뉩니다.
1) 진통·소염제 (NSAIDs, Acetaminophen 계열)
- 목적: 치료 후 발생하는 통증 완화, 염증 감소.
- 예시: 이부프로펜(부루펜), 나프록센, 덱시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등.
- 특징: 대부분은 식후 복용을 권장. 위장장애가 있을 수 있어요.
2) 항생제 (Antibiotics)
- 목적: 수술 부위나 감염 가능성이 높은 치료에서 세균 번식 억제.
- 예시: 아목시실린, 세파클러, 클린다마이신 등.
- 특징: 반드시 처방된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함. 중간에 끊으면 내성균 위험이 커집니다.
3) 기타 약
- 위장약: 소염제 복용 시 위 보호.
- 스테로이드제: 일부 수술 후 부종 감소 목적.
- 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 반응이나 부종 완화 목적.
2. “꼭 먹어야 하는 경우”와 “안 먹어도 되는 경우”
치료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복용 필요성이 다릅니다.
1) 꼭 먹어야 하는 경우
- 수술·발치(특히 사랑니) 후: 통증, 부종, 감염 가능성이 높아 진통제+항생제 모두 필요.
- 감염성 질환: 농양, 심한 치주염, 급성 치수염 등.
- 면역력 저하 환자: 당뇨, 고령, 전신질환 있는 경우 감염 예방이 중요.
- 임플란트 시술: 초기 안정과 실패율 감소를 위해 항생제 복용이 필수인 경우가 많음.
2) 안 먹어도 되는 경우 (또는 선택적 복용)
- 치석 제거, 단순 충치 치료, 간단한 레진 치료 등 침습이 거의 없는 치료.
- 통증이 거의 없고, 감염 가능성이 낮은 경우 진통제만 필요하거나 약 없이도 가능.
- 단, 의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해당.
본인 판단으로 항생제를 빼먹는 건 위험.
3. 항생제, 함부로 끊으면 안 되는 이유
항생제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
인데, 사실 맞는 말이지만 더 위험한 건 중간에 멋대로 끊는 것입니다.
- 내성균 발생: 충분한 기간 복용하지 않으면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더 강한 내성을 가진 세균이 남게 됩니다.
- 재감염 위험: 치료 부위가 다시 붓고 아플 수 있음.
- 치료 실패 가능성: 특히 임플란트, 발치 부위는 회복이 더뎌질 수 있음.
4. 진통제·소염제, 무조건 먹어야 하나?
진통제·소염제는 ‘통증 조절’ 목적이 크기 때문에, 통증이 없다면 생략해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 수술 직후 1~2일은 선제 복용이 좋음. 통증이 심해진 뒤에는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 위장장애나 간·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에게 미리 알리고 대체 약을 처방받는 게 안전.
- 빈속 복용은 피하고, 반드시 식후 복용.
5. 부작용과 주의사항
1) 항생제 부작용
- 설사, 복통, 발진, 알레르기 반응.
-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호흡곤란, 쇼크) 가능 → 즉시 병원 방문.
2) 소염진통제 부작용
- 위통, 속쓰림, 위염 악화.
- 장기 복용 시 위궤양 위험 증가.
3) 복용 전 확인해야 할 것
- 기존 복용 약, 알레르기 여부, 임신 여부.
- 고혈압·당뇨·심장질환 등 기저질환.
6. 약 복용에 대한 흔한 오해
- “통증 없으면 항생제 안 먹어도 된다” → ❌ 틀림. 항생제는 통증 완화 목적이 아니라 감염 예방·치료 목적.
- “약은 많이 먹으면 간에 나쁘다” → 절반만 맞음. 필요할 땐 충분히 복용해야 부작용보다 이득이 큼.
- “양치만 잘하면 약 필요 없다” →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 후에는 양치만으로 감염을 완전히 막기 어려움.
7. 복용 팁
- 알람 맞춰 제시간에 복용.
- 물과 함께 복용(특히 항생제는 우유, 주스 등과 함께 먹으면 흡수 저하 가능).
- 부작용이 심하면 복용 중단 후 치과에 즉시 연락.
8. 결론
치과에서 처방하는 약은 **“무조건 다 먹어라”**도, **“안 먹어도 된다”**도 아닙니다.
치료의 성격, 환자 건강 상태, 감염 위험도에 따라 복용 필요성이 달라집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처방해 준 치과의 지시를 따르는 것입니다.
통증이 없더라도 항생제는 끝까지 복용하고, 진통제는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세요.
“약은 적게 먹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