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치과 치료에서 많은 환자분들이 걱정하시는 마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치과에서 신경치료나 발치, 잇몸 치료를 하려고 마취를 했는데 마취가 잘 안 들어서 아픈 경험을 한 적이 있나요?
환자 입장에서는 무섭고 당황스러운 순간이고, 치과 의사에게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치과 마취가 잘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면 될까요?
치과 의사의 관점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드리겠습니다.
치과 마취, 기본 원리
치과 마취는 치아와 주변 조직의 감각 신경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치료 중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로 국소마취제를 잇몸이나 신경 부위에 주사해 작용하며, 1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1~3시간 정도 유지됩니다.
국소마취제는
▷ 리도카인 (lidocaine)
▷ 아티카인 (articaine)
▷ 메피바카인 (mepivacaine)
같은 약물이 사용되며, 혈관수축제를 혼합해 지속 시간을 늘리고 출혈을 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마취가 안 될까요?
치과 마취가 잘 안 되는 이유는 크게 환자 요인, 치료 부위 요인, 약물/기술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 염증과 감염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 농양, 급성 치수염, 잇몸염증 등으로 조직이 부어있거나 산성 환경이 되면
마취 약물이 신경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염증 부위는 산도가 낮아 (pH 저하) 마취제가 신경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작용이 약해지죠.
그래서 신경이 예민해지고, 마취가 잘 안 듣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② 해부학적 변이
모든 사람의 신경 구조와 뼈 모양은 조금씩 다릅니다.
특히 하악 (아래턱)의 경우
▷ 하치조신경관 위치가 표준보다 깊거나 얕은 경우
▷ 두꺼운 뼈 구조
▷ Accessory innervation (보조 신경 분포)
때문에 표준적인 마취 위치에 주사해도 충분히 신경을 차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③ 강한 불안, 긴장
환자가 긴장하거나 공포심을 느끼면
▷ 아드레날린 분비 증가 → 통증 민감도 상승
▷ 근육 경직 → 약물이 퍼지기 어려움
마취는 충분히 잘 되었지만 뇌가 통증을 과장해서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취가 안 된 것 같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④ 약물 농도, 투여량, 주사 위치
▷ 마취제가 충분히 깊게, 넓게 퍼지지 않은 경우
▷ 주사 위치가 신경 가까이에 정확히 닿지 않은 경우
▷ 약물 농도가 낮거나 양이 부족한 경우
이런 경우에는 일부 신경만 마취되거나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⑤ 드물지만 유전적 요인
아주 드물게
▷ 마취 약물 대사 이상
▷ 마취 약물에 대한 저항성
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 다른 종류의 마취제나 보조 마취 기법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마취가 안 될 때 치과에서 어떻게 대처할까?
치과 의사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여러 방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마취약을 추가 투여
첫 주사 후 시간이 지났는데도 효과가 약하다면 같은 부위나 추가 신경 부위에 보충 마취를 합니다.
◎ 보조 신경 블록
하치조신경 외에도 장근 신경, 협측 신경, 설측 신경 등 보조 신경 분포에 따라 추가 주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마취 위치를 바꾸거나 깊이를 조정
마취가 안 된 원인을 해부학적 구조 문제로 의심하면 보다 깊거나 다른 각도로 약물을 주입합니다.
◎ 비약물적 방법 병행
환자의 긴장을 풀기 위해 편안한 호흡 유도, 간단한 수면 유도 기법, 혹은 의식하 진정법(웃음가스, 미다졸람)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마취제 종류 변경
리도카인 대신 아티카인, 메피바카인 등 다른 약물을 써보기도 합니다.
환자가 할 수 있는 준비와 주의점
◎ 마취 전 긴장을 풀기 위해 깊은 숨을 쉬세요.
심리적 긴장은 통증 감각을 더 예민하게 만듭니다.
◎ 치료 전에 통증이나 두려움을 솔직히 치과 의사에게 말하세요.
담당 의사가 보다 적절한 마취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염증이 심하면 며칠 항생제 복용 후 치료를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농양이나 심한 부종 상태에서는 마취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 마취가 안 들어 아팠던 경험이 있다면 꼭 말씀하세요.
기록을 참고해 다른 방법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치과 마취가 잘 안 되는 대표 사례
● 급성 치수염 환자
심한 치통으로 내원했는데, 마취 주사 후에도 시큰거리며 통증이 남는 경우
→ 추가 마취, 치수강 내 직접 마취, 약물 치료로 조절
● 하악 지대 발치 환자
하악 사랑니처럼 뼈에 둘러싸인 깊은 치아를 발치할 때
→ 보조 신경 블록, 추가 주사, 골막 마취 병행
● 심한 치주염 환자
치아 주변 뼈가 녹아 신경 노출이 크고 염증이 심해
→ 항생제, 진통제 선치료 후 시술
치과 마취에 대한 흔한 오해
❌ 마취약이 약해서 안 먹혔다?
▷ 사실 약물 자체 문제보다는 염증, 해부학, 신경 구조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마취가 안 먹히면 무조건 고통스러운 치료다?
▷ 아닙니다. 추가 마취, 진정법 등 여러 보완 방법이 있습니다.
❌ 마취가 잘 안 되면 치과 실력이 부족한 것?
▷ 아닙니다. 환자 개인의 해부학적 특성, 염증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치과 의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처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 치과 마취가 안 먹힐 땐 솔직한 소통과 맞춤 대처가 답입니다
치과 마취가 잘 안 들어서 걱정하셨던 분들,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치과 의사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하며 환자에게 맞는 최선의 마취법과 치료법을 찾아갑니다.
▷ 마취가 잘 안 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꼭 치과에 알리세요.
▷ 염증이 심한 상태라면 항생제, 진통제로 조절한 뒤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필요하다면 의식하 진정법, 다른 마취제, 보조 마취로 충분히 통증 조절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치과 의사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걱정되는 부분, 예전에 아팠던 경험 등을 꼭 말씀해 주세요. 그게 바로 치과 치료를 더 편안하게 받는 첫걸음입니다.
이 글은 치과 의사의 임상 경험과 학회 권고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마취 반응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치료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