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할 때마다 찬물이 닿으면 너무 시려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셔도 이가 찡~하니 아파요.”
“치과에 갔는데 충치는 아니라고 하네요… 근데 왜 시린 걸까요?”
치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치아가 시리면 무조건 충치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 진단해보면 충치가 아닌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치아가 시린 증상은 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단순히 충치만으로 설명되진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충치가 아닌데도 치아가 시린 이유와 그에 대한 해결 방법, 예방법까지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드릴게요.
시린 치아의 원인, 꼭 충치만 있는 건 아니다!
1. 치경부 마모증 (Cervical abrasion)
치아의 목 부분, 즉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가 마모되어 패이는 현상입니다.
거울로 봤을 때 V자 형태로 패인 모습이 보일 수도 있고,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들기도 하죠.
이유는 첫째로는 잘못된 칫솔질 때문입니다.
▶ 너무 강한 힘으로, 혹은 수평으로 닦는 습관이 있나요?
▶ 단단한 칫솔을 오랫동안 써오진 않았나요?
최근에는 이갈이나 이악물기 같은 비정상 교합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합력이 많이 집중되는 어금니 쪽에서, 마모증이 더 흔하게 나타나는 걸 보면 단순히 칫솔질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죠.” 이런 습관은 치아를 점점 마모시키고, 결국 법랑질(치아의 겉껍질)이 벗겨지며 민감한 상아질이 노출되면서 시림이 생기게 됩니다.
2. 치은퇴축 (잇몸이 내려앉음, Gingival recession)
잇몸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치아 뿌리 부위가 노출되는 경우입니다.
보통 **치주염(잇몸병)**이나 잇몸 퇴축이 심한 교정 치료, 혹은 잇몸이 얇은 유전적 특성 등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 부위는 법랑질이 없는 뿌리 표면이라 훨씬 시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죠.
3. 이갈이 (Bruxism)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물거나 가는 습관도 시린이의 주범입니다.
이갈이는 치아의 표면을 마모시키고, **치아의 미세한 균열(microcrack)**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내부에 미세 손상이 생기면,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4. 치아 미백 후 민감도 증가
요즘 미백 치료를 많이들 받으시는데요.
미백 직후 일시적으로 시린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미백제가 상아세관을 자극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민감도로, 보통 며칠 안에 사라지지만
과도한 미백 시술이나 민감성 치아인 경우에는 오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5. 풍치(치주염)로 인한 치아 동요
잇몸병이 심해지면 치아를 지지하는 뼈가 줄어들고, 치아가 미세하게 흔들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치아가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해지고 시린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6. 치아 균열 증후군 (Cracked Tooth Syndrome)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긴 경우입니다.
특히 어금니에 강한 힘이 가해지는 사람(예: 이갈이, 단단한 음식 씹는 습관)에게서 자주 보이죠.
이런 균열은 치과에서 정밀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데, 특정 방향에서만 시린 자극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7. 레진, 보철물 등 수복물의 문제
충치를 치료한 레진이나 인레이, 크라운 등이 오래되면 변형되거나 가장자리가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찬 자극이나 음식물 등이 쉽게 침투하면서 시린 증상이 생기죠.
그럼 진짜 충치는 아닐까요?
충치는 치아가 시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인입니다.
하지만 충치는 단순히 시림보다는 통증, 이물감, 음식물 끼임, 냄새 등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충치는 보통 아래 특징이 있어요:
- 단 것 먹을 때 아픔
- 특정 부위만 시림
- 시린 부위에 구멍이나 변색 보임
- 음식이 자주 끼는 느낌
시림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충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린 치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1. 올바른 칫솔질이 첫걸음!
- 부드러운 칫솔 사용하기 (soft or extra soft)
- 칫솔모를 치아에 45도 각도로 대고 살살 닦기 (바스법 추천)
- 치약은 너무 많이 짜지 않기 (완두콩만큼!)
2. 시린이 전용 치약 사용하기
-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 스트론튬 클로라이드(strontium chloride) 등이 들어간 제품
- 2~3주 이상 꾸준히 써야 효과가 나타나요.
3. 단단한 음식 피하기
- 얼음, 육포, 견과류 등 단단한 음식은 마모나 균열을 악화시킬 수 있어요.
4. 이갈이 방치하지 않기
- 자가진단해보고, 필요 시 나이트가드 제작
- 턱관절 통증이나 두통이 동반된다면 꼭 체크!
5. 치과에서 전문가 처치 받기
- 마모된 부위를 레진으로 메우거나
- 노출된 뿌리를 불소/레진/접착제 등으로 코팅해주는 방법
- 심한 경우 신경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결론: 시린 치아, 정확한 진단이 먼저입니다
시린 치아는 단순히 "참으면 괜찮겠지"라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증상 뒤에 숨겨진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치아가 손상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무조건 충치라고 단정짓지 말고, 또 충치가 아니라며 방심하지도 마세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자신의 치아 상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시린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오늘이라도 가까운 치과에 방문해보세요.
여러분의 치아는 그렇게 자주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