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입을 벌릴 때 “딱” 하는 소리나 “뚝뚝” 하는 이상한 소리를 느낀 적 있지 않으신가요?
음식을 씹을 때나 하품할 때, 심지어는 말을 할 때도 턱에서 나는 소리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지만 그냥 넘기기 쉬운 증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턱에서 나는 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하나의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턱관절 소리의 원인부터 치료 방법, 그리고 일상 속 관리법까지 치과의사의 시선으로 정리해드릴게요.
턱에서 나는 소리, 대체 왜 나는 걸까?
턱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은 전문 용어로 턱관절 장애(TMJ disorder) 혹은 **턱관절 질환(TMD)**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입니다. 이 때 나는 소리는 보통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 클릭(click) 소리: 딱, 뚝 하는 짧은 소리
- 크레피투스(crepitus): 뼈가 서로 마찰되는 듯한 사각사각 소리
- 팝(pop) 소리: 뭔가 튕기듯 크게 나는 소리
이러한 소리는 대부분 턱관절 내 디스크의 위치 이상에서 비롯됩니다.
턱관절의 구조를 간단히 알아보자
턱관절은 정확히 말하면 **측두하악관절(Temporomandibular Joint, TMJ)**이라고 합니다. 이 관절은 아래턱(하악골)과 머리뼈(측두골)를 연결하는 관절로, 우리가 입을 벌리거나 닫을 때, 말할 때, 음식 씹을 때마다 계속 사용됩니다.
이 관절에는 디스크라고 불리는 연골 조직이 있으며, 관절 운동 시 쿠션 역할을 하죠. 그런데 이 디스크가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게 되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소리가 나게 되는 겁니다.
턱에서 소리 나는 주요 원인들
1. 디스크 위치 이상 (디스크 전방 변위)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턱관절 내 연골이 앞으로 밀려나 있어 입을 벌릴 때 다시 제자리로 '딱' 하고 돌아오는 소리가 납니다.
2. 턱관절 염증 또는 퇴행성 변화
관절염처럼 턱관절 부위에도 염증이 생기거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 관절면이 고르지 않아 사각사각 소리가 날 수 있어요.
3. 이갈이, 이악물기(브럭시즘)
수면 중 또는 스트레스 시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무는 습관은 턱관절에 큰 부담을 줍니다. 이로 인해 디스크 위치 이상이나 관절 내 구조 이상이 생길 수 있죠.
4. 외상
턱을 부딪히거나 강한 충격이 가해진 경우, 턱관절 구조가 변형되면서 소리 발생.
5. 턱의 과사용 (과도한 하품, 껌 씹기, 노래, 악기 연주 등)
턱을 반복적으로 크게 사용하면 관절이 지치고, 디스크가 움직이며 이상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해요
턱에서 나는 소리가 단순한 일시적 증상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다면 꼭 전문의와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 입이 잘 안 벌어진다 (개구 제한)
- 턱이 빠질 듯한 느낌
- 귀 주변이나 턱에서 통증이 있다
- 머리가 자주 아프다
- 턱을 움직일 때 통증이 있다
- 한쪽 턱만 더 자주 쓰는 느낌
이런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단순한 디스크 이상을 넘어서 만성 턱관절장애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턱관절 소리,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
진단 방법
- 문진: 생활 습관, 스트레스, 통증 양상 등 확인
- 개구량 측정: 입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확인
- 청진: 턱관절 부위에서 소리를 듣는 과정
- X-ray / CT / MRI: 디스크 위치나 관절 구조 확인
치료 방법
1. 스플린트(턱 보호 장치) 치료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입니다. 특히 이갈이, 이악물기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됩니다. 나이트가드와 유사하지만 더 정밀하게 제작됩니다.
2. 물리치료
온찜질, 초음파 치료, 마사지 등으로 턱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과 긴장을 줄입니다.
3. 약물치료
진통소염제, 근육이완제 등을 사용해 염증과 통증 완화.
4. 보톡스 시술
과도하게 사용되는 저작근(특히 교근)에 보톡스를 주입하여 근육 긴장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합니다.
5. 교합 조정 / 보철치료
잘못된 치아 맞물림이 원인인 경우, 교정이나 보철을 통해 턱관절에 무리를 줄이는 치료도 고려됩니다.
턱관절 소리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턱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무조건 치료보다는, 생활 속 습관 개선이 우선입니다. 다음과 같은 습관은 턱관절 건강에 좋지 않으니 피해주세요.
피해야 할 습관
- 오랫동안 껌 씹기
- 한쪽으로만 음식 씹기
- 턱 괴기
- 입 크게 벌리기 (하품, 노래 부를 때)
- 스트레스성 이악물기
추천 습관
- 양쪽으로 고르게 음식 씹기
- 턱 주변 마사지로 근육 이완
- 무리한 하품 피하기 (입 벌릴 때 손으로 살짝 받치기)
- 이갈이 있는 경우 나이트가드 착용
- 스트레스 관리 (명상, 운동 등)
Q&A: 턱에서 소리 날 때 자주 묻는 질문들
Q. 턱에서 소리만 나고 통증은 없는데 괜찮은가요?
👉 초기에는 통증 없이도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과 기능 제한이 생길 수 있어, 관찰이 필요합니다. 습관 개선과 가벼운 스플린트 치료만으로도 조기 개선 가능해요.
Q. 소리 나는 쪽만 계속 씹어도 되나요?
👉 절대 안 됩니다! 계속 그쪽만 쓰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요. 반드시 양쪽을 번갈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Q. 턱에서 소리 나다가 어느 날 안 나면 괜찮아진 건가요?
👉 소리가 사라졌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디스크가 더 이상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상태(잠금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소리가 없어졌다고 무조건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마무리하며
턱에서 나는 소리,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초기에는 별거 아니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방치하면 만성화되며 턱관절 기능 제한, 지속적인 통증, 두통,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요.
다행히도 대부분의 턱관절 소리는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입을 벌릴 때마다 소리가 들린다면, 이제는 그냥 넘기지 말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으로 삼아보세요.
치과나 구강내과 전문의를 방문해 상담받는 것도 하나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